우리 모두는 한정된 시간밖에 살 수 없는 영웅의 흥미 진진한 이야기를 읽습니다. 그시간은 1년이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24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가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쓰는가는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에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서 어떤 행복을 찾을수 있고,무엇을 후회해야 할까요? 


저는 우리가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훌륭한 삶을 살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런 자세로 산다면 인생을 소중하게 여길 테니까요. 우리는 매일매일 너그럽고 열심히 그리고 감사하면서 살아가야 하지만 우리앞에 수많은 날이 남아 있다는 생각에 그런 마음을 잊고 맙니다.


이야기 속에 한정된 시간만 살도록 운명 지어진 영웅은 대체로 어떤 운명의 힘에 의해 마지막 순간에 구원을 받습니다. 

하지만 삶에 대한 그의 생각은 달라집니다.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되지요.반면,우리 대부분은 삶을 당연한 것으로 여깁니다.언젠가는 우리도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하지요.


건강할 때는 죽음을 상상조차 하지 않아요.우리 삶이 끝없이 계속된다고 생각해서,우리가 삶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깨닫지 못한 채 사소한 일에 매달립니다. 청각 장애인이 청력을 소중하게 여기고,시각 장애인만이 빛이 보여 주는 축복을 인식합니다.

특히 어른이 돼서 시력이나 청력을 잃은 사람들은 분명히 그렇습니다.


그러나 눈이 잘 안 보이거나 귀가 잘 안 들리는 일을 겪어 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 축복받은  기관을 최대한 충분히 사용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가진 것을 잃어 보기 전에는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저는 사람들이 막 어른이 됐을 무렵,이삼일 동안만 시력과 청력을 잃어 본다면 큰 축복이 되리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어둠이 빛의 소중함을,침묵이 소리의 즐거움을 가르쳐 줄 테니까요. 때때로 저는 볼 수 있는 친구들이 무엇을 보는지 알고 싶어 실험을 해 봅니다. 최근 한 친구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숲길을 오랫동안 걸어왔다고 했습니다.숲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었더니 친구는 "특별한 것 없는데."라고 하더군요. 저는 생각했습니다. '한 시간이나 숲길을 걸었는데도 어떻게 특별한 것을 찾지 못하지?' 볼 수 없는 저는 단순한 촉감만으로도 수백 가지 흥미로운 것을 찾아냅니다.


잎이 섬세하게 나란이 나 있는 모습을 느끼고,손을 뻗쳐 은빛 자작나무의 부드러운 껍질이나 소나무의 거친 등걸을 만져 봅니다.(등걸: 줄기를 잘라 낸 나무의 밑동을 말함) 봄에는 대자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첫 표시인 어린잎을 찾기 위해 나뭇가지를 만져 봅니다. 아주 운이 좋으면 작은 나무에 손을 올려놓고,목청껏 노래하는 한 마리 새의 행복한 떨림을 느끼기도 하지요.


때론 제 마음도 이 모든 것을 보고 싶어 울부짖습니다. 단순한 촉감만으로도 그렇게 많은 즐거움을 얻을수 있는데,시각이 펼쳐 보이는 아름다움은 얼마나 더 많을까요! 그렇지만 볼 수 있다고 해서 분명히 제대로 다 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세상을 채우는 빛깔과 움직임의 파노라마를 당연하게 여깁니다. 시각이라는 선물을,삶을 충만하게 만드는 수단이 아니라 단순히 편리함 정도로만 여기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가 단 사흘만이라도 눈으로 볼 수 있다면,무엇이 가장 보고 싶은지 상상해 보면서 시력의 소중함을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제가 가장 먼저 보고 싶은 것은 당연히,어둠 속에서 살았던 세월 동안 제게 가장 소중했던  것입니다. 눈을 뜬 첫날,저는 제 삶을 살 만하게 만들어준 친절하고 다정한 제 동반자들을 보고 싶습니다.무엇보다 먼저 사랑하는 앤 설리번 선생님의 얼굴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습니다.


설리번 선생님은 저와 바깥세상을 이어 주신 분이지요.단순히 얼굴 보는 것을 넘어,저를 가르치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신 선생님의 인내와 사랑의 살아 있는 증거를 그 얼굴에서 찾아내고 싶습니다.첫날은 아주 바쁜 하루가 될 겁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을 모두 불러 그 얼굴 하나하나를 마음속에 새겨야 할 테니까요. 


또 아기의 얼굴에서 순수한 아름다움을 찾아보고 저를 지켜 주는 애견들의 충직하고 믿음직한 눈도 보고 싶습니다.제 눈으 제가 읽었던 점자책들에 머물 테지만,비장애인이 읽는 일반 책들에 훨씬 더 관심을 갖겠지요.제 인생의 긴 밤 동안 책들은 제삶의 빛나는 등대가 되어 제가 사람들의 삶과 정신에 다가가는 가장 깊은 통로를 비춰 주었습니다.


첫날 오후에는 숲속으로 산책을 나가,대자연이 펼쳐 보이는 찬란한 모습을 몇 시간 안에 받아들이려고 애쓰면서 그 아름다움에 취해 보겠습니다.어둠이 내리면 인간이 시력을 늘리기 위해 발명해 낸 인공의 빛을 보는 또 다른 기쁨을 경험하겠지요.볼 수 있게 된 첫날 밤 저는 좀처럼 잠들지 못할 겁니다.가슴에 낮의 기억들이 가득 차 있을 테니까요.이틑날 볼 수 있는 둘째 날,새벽에 일어나 밤이 낮으로 변하는 기적을 떨리는마음으로 보겠습니다.


태양이 잠자는 지구를 깨우는 장엄한 빛의 파노라마를 감탄하며 지켜볼 겁니다.이날 저는 과거와 현재 세계의 흔적을 찾는 데 집중하겠어요. 인류가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확인해 보고 싶으니까요. 어떻게 하루에 다 할 수 있는냐고요? 물론 박물관을 통해서죠. 전에도 뉴욕 자연사 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만, 제 눈으로 지구와 그 주민들이 이 땅에 펼쳐 낼 역사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으로 가겠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이 세계의 물질적 측면을 보여 준다면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인간 정신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 줄 겁니다. 예술을 통해 인간의 영혼을 탐구하는 것이지요.그동안 손으로 만져 알고 있던 작품들을 이제는 직접 눈으로 봅니다.원시 시대 그림부터 현대 작품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그림의 세계가 훨씬 더 빛나는 무습으로 제게 다가올 겁니다.


둘째 날 저녁은 극장이나 영화관에서 보내겠어요.햄릿 같은 멋진 인물을 직접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제 손이 느끼는 영역 밖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움을 즐겨 보지 못했어요.연극 공연이 진행되면서 배우들이 대사와 동작을 서로 주고받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다면 분명 즐겁겠지요.둘째 날 밤 내내 연극에서 만난 위대한 인물들이 제 꿈속을 채울 겁니다.


셋째 날 볼 수 있는 마지막 날 평상시의 세상을 보기 위해 도시 한복판을 거닐어 보고 싶습니다.제가 사는 롱아일랜드섬의 포리스트힐스에서 시작해 이스트강 가를 지나 이제 제앞에 뉴욕의 아름다운 타워들이 보입니다.저는 그거대한 건물 가운데 하나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 올라가겠습니다.얼마 전에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제 비서의 눈을 통해 본 적이 있는데,이제 제 눈으로 보면서 상상과 현실을 비교해 보겠어요. 이제 이 도시를 돌아봐야지요. 우선 5번가로 가서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구경하고,공장과 빈민가와 아이들이 노는  공원에도 가 보겠습니다.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에 놀라면서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면 살고 있는지 더 깊이 이해하겠지요. 제 가슴은 사람과 사물의 이미지로 가득 채워지고 있습니다. 볼 수 있는 셋째 날이 끝나 갑니다. 자정이 되면 잠시 동안 얻은 시력이 사라지고 영원한 밤이 다시 찾아오겠지요. 암흑이 다시 찾아왔을 때 아직도'보지 못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깯닫게 될 터이지요. 그러나 엄청나게 즐거운 기억이 마음속 깊이 가득 차 후회할 틈이 없을 거예요. 그날 이후부터 제가 만지는 모든 물건의 감촉은 그 물건과 관련한 황홀한 기억을 불러일으킬 거고요. 앞 못 보는 제가 비장애인 여러분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내일 갑자기 여러분이 눈이 멀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눈을 한껏 사용해 보세요. 내일 갑자기 귀가 안 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를,새의 노랫소리를,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힘찬 선율을 즐겨 보세요. 내일 여러분의 모든 감각이 사라진다고 상상한뒤, 만지고 싶은 물체를 만져 보세요.여러분의 감각을 최대한 이용해 보세요.


-헬렌 켈러는 어떻게 하면 훌륭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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